인공지능 예술의 저작권 문제, 법적 기준은 필요할까?

1. 인공지능이 창작한 예술, 저작권의 주체는 누구인가?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예술 창작의 영역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과거에는 인간이 직접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악보를 작성하며 음악을 작곡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스스로 작품을 생성하고,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완성도 높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로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에서 수억 원에 팔리거나, AI가 작곡한 음악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AI 창작물의 법적 지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저작권법은 인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AI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는 창작자가 누구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AI 개발자인가, AI를 학습시킨 사람이 저작권을 가져야 하는가, 혹은 AI 자체가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법적 논쟁을 넘어서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 현행 저작권법의 한계와 AI 창작물의 법적 공백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저작권법은 인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저작권법에서도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해서만 인정된다. 즉, 인간이 창작 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AI의 예술 작품은 법적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 또한 2023년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작품에 대해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바 있다. 이러한 법적 공백은 AI 창작물이 점점 더 보편화되는 현실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AI가 만든 그림이나 음악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면, 이는 AI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나 창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경제적 이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AI 창작물의 저작권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게 된다면, 이는 창작의 자유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3. 해외의 AI 저작권 논쟁과 법적 대응 사례

AI 창작물의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는 다양한 법적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AI가 생성한 창작물에 대해 AI를 개발하거나 학습시킨 사람이 저작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은 AI 창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AI 작품이 저작권 보호를 받은 사례도 존재한다. 한편, 유럽연합(EU)은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공정한 경쟁을 해치지 않도록 저작권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할 때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에도 논란이 따른다. AI 창작물에 저작권을 인정할 경우, 인간 창작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또한,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4. AI 예술 저작권에 대한 새로운 법적 기준이 필요한 이유

AI 창작물이 점점 더 보편화되는 시대에, 법적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가 창작한 예술 작품의 저작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첫째, AI의 창작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기준으로 저작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이 AI의 창작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권을 행사했다면, 해당 작품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둘째, AI 창작물에 대해 기존 저작권과는 다른 새로운 보호 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AI 창작물에 일정 기간 동안 제한적인 보호를 제공하는 ‘AI 창작 보호권’ 같은 개념이 도입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AI가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데이터 사용 정책과 공정한 보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저작권 문제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창작과 기술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